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길이 수장된 용담호 여의곡에서 나는 길을 찾는다네. 돌아보면, 이제껏 숱한 길을 걸어오며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길을 잃어버렸던가. 바람이 불어오네. 시원에서 불어온 그 바람결에 가슴을 씻으며 나는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 순간들을 생각하고 까닭없이 슬퍼졌다오. 노래여. 압록강가의 유화부인이 불렀을 그 노래여. 여의곡, 아주 오래된 길은 물 속에서 흐르고 나는 용담댐 위, 물의 정거장에서 머뭇거리네. 여기 모인 것이 어디 물뿐이랴. 세상의 모든 이별이 한 데 모여 서로 손잡고 야윈 뺨 부벼댄다. 하늘 담은 물의 거울에 저마다 지나온 생을 비춰보고 벌써 한나절을 머뭇거리다 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물의 형제들.
아주 오래된 길을 찾아서
ㅡ진안 여의곡 지석묘 길
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길이 수장된
용담호 여의곡에서 나는 길을 찾는다네.
돌아보면, 이제껏 숱한 길을 걸어오며
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길을 잃어버렸던가.
바람이 불어오네.
시원에서 불어온 그 바람결에 가슴을 씻으며
나는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
순간들을 생각하고 까닭없이 슬퍼졌다오.
노래여.
압록강가의 유화부인이 불렀을 그 노래여.
여의곡, 아주 오래된 길은 물 속에서 흐르고
나는 용담댐 위, 물의 정거장에서 머뭇거리네.
여기 모인 것이 어디 물뿐이랴.
세상의 모든 이별이 한 데 모여
서로 손잡고 야윈 뺨 부벼댄다.
하늘 담은 물의 거울에
저마다 지나온 생을 비춰보고
벌써 한나절을 머뭇거리다
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물의 형제들.
...
글.사진 김종록